[이갑수의 일생의 일상]오늘도 현관을 나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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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선출. 먼저 들어온 것이 먼저 나간다. 냉장고의 운영도 그렇고 집안 경영도 마찬가지다. 먼저 오신 분들 모두 먼저 떠나셨다. 봄 끝 물고 외계인처럼 나타나 여름 내내 찰거머리같이 붙어 있던 더위도 어느덧 나갈 채비를 한다. 창문으로 왔다가 입추 지나자 현관으로 나간다.
세상과 접촉하는 관문인 현관. 현관은 한자로 ‘玄關’이다. 왜 검을 玄인가. 세상과의 접촉면이 캄캄해서 검을 현? 현관만큼 궁리가 많이 고이는 곳도 드물다. 하루를 떠돈 식구들의 신발이 돛단배처럼 정박해 있는 곳. 현관에서 직각으로 몸을 돌리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진실이 있다. 신발장 속 그야말로 생생한 내 이력의 흔적들. 등산화가 또 어디로 떠나자며 슬피 우는 소리.
<연매장(軟埋葬)>은 1950년대 중국 토지개혁을 겪은 한 가족의 운명을 다룬 소설이다. 연매장이란 주검을 관 없이 그냥 그대로 흙에 묻는 것을 말한다. 쓰촨에서 토지개혁 때 도망친 친구의 어머니를 통해 연매장을 알게 된 작가 팡팡은 이 단어를 생각하면서 소설을 썼다고 한다. 소설 읽는 동안 나는 자주 현관을 떠올렸다.
오래전 중국소설 전공 교수님들을 따라 주자의 고향인 푸젠성을 간 적이 있다. 주자항, 주자고거를 비롯해 여기저기를 둘러본 뒤 무이산 무이구곡까지 갔다. 대나무로 엮은 뗏목을 타고 계곡이 안내하는 대로 흘러가다가 어느 굽이에서 그야말로 까마득한 절벽에 벌집처럼 대롱대롱 매달린 관을 보았다. 이른바 현관, 懸棺이었다. 왜 저리도 높은 절벽에 한 척의 배처럼 관을 매달아 보관하고 있을까. 산자의 시선이 가물가물해지는 저곳을 관이 정박한 현관으로 꾸며놓았을까.
신종추원(愼終追遠)은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가까운 이의 마지막을 신중히 모시고 먼 조상을 정성껏 기린다는 뜻. 미래는 과거로부터도 오는 것이니 고대인들은 먼 후대를 보며 저 곡진한 뜻을 저렇게 현관으로 매달아 둔 게 아닐까.
오디세우스가 20년 만에 귀향했다면 나는 하루 만에 귀가하기 위해, 오늘도 현관 지나 까마득한 세상으로 나간다. 이미 낡은 생을 신발에 화분처럼 담으면 바로 가까이에서 또 속삭이는 소리. 玄關은 물론 懸棺도 한번씩 떠올리게 하는 우리집 현관.
전재수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상남도지사가 이번 주에만 세 차례 연달아 만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산·울산·경남 통합을 위한 대화가 시작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전 시장과 박 지사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열린 ‘동남권 지역인재 양성 협약식’에서 만났다. 지난 6·3 지방선거 이후 두 사람이 대면하는 자리는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양측은 13일 오후 부산 중구 코모도호텔부산에서 열리는 해양수산부 ‘동남권 해양수도권 조성 및 공동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에서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행사에는 김상욱 울산시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14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에 참석한다. 전 시장은 당초 14일 행사에 가지 않으려 했지만, 박 지사가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존 일정을 바꿨다.
부산시 관계자는 “12, 13일은 행사 참석이 목적인 만큼 첫 인사 정도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 같다”며 “14일에는 대화를 위한 시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정치권 등에서는 이들이 부울경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지 않을지에 주목한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양측의 정식 만남이 잡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 시장은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부울경 통합과 관련해 박 지사와 우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전 시장을 만나 행정통합 등 여러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부산시장과 최종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공동현안을 협의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다만 통합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입장 차는 여전하다. 전 시장은 특별연합(메가시티)을 먼저 구성해 광역사업의 예산 확보에 나서자는 입장이다. 박 지사는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2028년 총선 때 통합단체장 선출 안을 고수한다.
특별연합은 지자체가 현재 지위를 유지한 채 광역사무 처리를 위한 기구를 만드는 형태다. 행정통합은 전남광주 모델처럼 여러 지자체를 하나로 묶는 방식이다.
지난 6·3 지방선거 이후 부산과 울산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취임했지만, 경남도지사는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 때문에 경남도와의 협의가 부울경 통합을 위한 핵심으로 평가된다.
전 시장은 “울산과는 충분히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최근에도 김 시장과 부울경 인재 육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세상과 접촉하는 관문인 현관. 현관은 한자로 ‘玄關’이다. 왜 검을 玄인가. 세상과의 접촉면이 캄캄해서 검을 현? 현관만큼 궁리가 많이 고이는 곳도 드물다. 하루를 떠돈 식구들의 신발이 돛단배처럼 정박해 있는 곳. 현관에서 직각으로 몸을 돌리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진실이 있다. 신발장 속 그야말로 생생한 내 이력의 흔적들. 등산화가 또 어디로 떠나자며 슬피 우는 소리.
<연매장(軟埋葬)>은 1950년대 중국 토지개혁을 겪은 한 가족의 운명을 다룬 소설이다. 연매장이란 주검을 관 없이 그냥 그대로 흙에 묻는 것을 말한다. 쓰촨에서 토지개혁 때 도망친 친구의 어머니를 통해 연매장을 알게 된 작가 팡팡은 이 단어를 생각하면서 소설을 썼다고 한다. 소설 읽는 동안 나는 자주 현관을 떠올렸다.
오래전 중국소설 전공 교수님들을 따라 주자의 고향인 푸젠성을 간 적이 있다. 주자항, 주자고거를 비롯해 여기저기를 둘러본 뒤 무이산 무이구곡까지 갔다. 대나무로 엮은 뗏목을 타고 계곡이 안내하는 대로 흘러가다가 어느 굽이에서 그야말로 까마득한 절벽에 벌집처럼 대롱대롱 매달린 관을 보았다. 이른바 현관, 懸棺이었다. 왜 저리도 높은 절벽에 한 척의 배처럼 관을 매달아 보관하고 있을까. 산자의 시선이 가물가물해지는 저곳을 관이 정박한 현관으로 꾸며놓았을까.
신종추원(愼終追遠)은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가까운 이의 마지막을 신중히 모시고 먼 조상을 정성껏 기린다는 뜻. 미래는 과거로부터도 오는 것이니 고대인들은 먼 후대를 보며 저 곡진한 뜻을 저렇게 현관으로 매달아 둔 게 아닐까.
오디세우스가 20년 만에 귀향했다면 나는 하루 만에 귀가하기 위해, 오늘도 현관 지나 까마득한 세상으로 나간다. 이미 낡은 생을 신발에 화분처럼 담으면 바로 가까이에서 또 속삭이는 소리. 玄關은 물론 懸棺도 한번씩 떠올리게 하는 우리집 현관.
전재수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상남도지사가 이번 주에만 세 차례 연달아 만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산·울산·경남 통합을 위한 대화가 시작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전 시장과 박 지사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열린 ‘동남권 지역인재 양성 협약식’에서 만났다. 지난 6·3 지방선거 이후 두 사람이 대면하는 자리는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양측은 13일 오후 부산 중구 코모도호텔부산에서 열리는 해양수산부 ‘동남권 해양수도권 조성 및 공동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에서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행사에는 김상욱 울산시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14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에 참석한다. 전 시장은 당초 14일 행사에 가지 않으려 했지만, 박 지사가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존 일정을 바꿨다.
부산시 관계자는 “12, 13일은 행사 참석이 목적인 만큼 첫 인사 정도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 같다”며 “14일에는 대화를 위한 시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정치권 등에서는 이들이 부울경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지 않을지에 주목한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양측의 정식 만남이 잡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 시장은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부울경 통합과 관련해 박 지사와 우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전 시장을 만나 행정통합 등 여러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부산시장과 최종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공동현안을 협의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다만 통합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입장 차는 여전하다. 전 시장은 특별연합(메가시티)을 먼저 구성해 광역사업의 예산 확보에 나서자는 입장이다. 박 지사는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2028년 총선 때 통합단체장 선출 안을 고수한다.
특별연합은 지자체가 현재 지위를 유지한 채 광역사무 처리를 위한 기구를 만드는 형태다. 행정통합은 전남광주 모델처럼 여러 지자체를 하나로 묶는 방식이다.
지난 6·3 지방선거 이후 부산과 울산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취임했지만, 경남도지사는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 때문에 경남도와의 협의가 부울경 통합을 위한 핵심으로 평가된다.
전 시장은 “울산과는 충분히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최근에도 김 시장과 부울경 인재 육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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