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최음제구입 [책과 삶]땅에서 불평등이 자랐다…토지 대재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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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 등현재의 분쟁 읽어내는 데도 도움
코첼라 밸리.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있는 큰 계곡으로 팜스프링스를 포함한 휴양도시들이 위치해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4월 이곳에서 열리는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몇해 전부터 인기 있는 K팝 아티스트들이 진출하며 이름을 알렸다. 화려한 엔터테인먼트의 세계가 대자연의 풍경과 조우하는 현장은 약탈과 같은 토지 정책과 함께 누군가를 희생시키며 만들어질 수 있었다.
미국 서부 개척이 한창이던 1850년대, 연방정부는 이 지역 개발을 위해 이곳에 터를 잡고 살던 카후일라 부족에게 불평등 조약을 강요해 대부분의 영토를 양도받는다. 이후 철도 건설을 추진하며 부족이 남아 있던 땅마저 빼앗는다. 유럽에서 온 정착민들이 토지를 배타적이고 개인적이며 양도 가능한 자산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카후일라 부족을 포함한 아메리카 대륙의 토착민들에게 토지는 자원의 원천을 넘어서는 영적·문화적 존재였고 이는 소유권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정착민들이 토지를 이용해 수천배의 부를 일구는 동안 토착민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출신에 의한 위계질서가 고착화되고 불평등은 뿌리내린다.
땅을 가진 이가 권력을 쥔다. 권력은 단순히 부의 격차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인종과 성별, 지역 간의 차이를 형성한다. 시카고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로, 토지 권력과 불평등의 구조적 연관성을 연구해온 저자는 지난 2세기 동안 전 세계에서 이 권력 구조가 어떻게 재편됐는지 살핀다. 그리고 이러한 토지 소유 구조의 대규모 변화를 ‘대재편’(The Great Reshuffle)이라 명명한다.
코첼라 밸리의 사례처럼 정착민에 의한 토지 수탈이 대재편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으로 한정해도 아메리카 토착민을 ‘인디언보호구역’으로 몰아내고 정착민들에게 경주 대회를 통해 땅을 매매했던 1889년의 ‘오클라호마 랜드 러시’를 비롯해 다양한 사건들이 떠오른다. 중국은 신장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토착민을 몰아내는 대재편을 강행했다. 약탈과 같은 대재편으로 형성된 사회는 장기적으로 공평한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땅을 빼앗긴 토착 집단은 해당 사회에서 보호라는 이름으로 격리되는 2등 시민으로 전락하기 쉽다.
대재편의 또 다른 사례는 소비에트연방과 중국, 쿠바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실시한 집단주의 개혁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들은 토지를 국유화해 농민들을 집단농장에서 일하게 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현실 사회에서 알 수 있듯 이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집단화는 노동자 개인의 노동 의욕을 꺾고 장기적으로는 생산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지며 ‘저개발의 함정’에 빠지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탈식민지화 이후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일어난 협동조합형 개혁 역시 집단주의 개혁과 비슷한 양상을 띤다.
지주와 소작농 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은 새로운 대재편의 과정을 걷는다.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한 경자유전(耕者有田) 개혁이다. 전쟁 이후 토지개혁을 실시한 한국과 일본은 사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상한선을 3㏊로 제한하고 한도 기준을 초과하는 토지를 정부가 사들여 유상 분배했다. 책은 이 같은 경자유전 개혁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봉건적 농업사회에서 민주주의 사회로 급속히 이행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 설명한다. 토지를 소유하며 잉여생산물을 취할 수 있게 된 이들은 어린 자녀들을 논밭에 보내는 대신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됐다. 교육된 세대의 성장은 사회 발전을 가속화했다.
물론 경자유전 개혁에도 그림자는 있었다. 이때 재분배된 토지의 소유권이 대부분 국가에서 남성에게 배정되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남성 중심 가부장제를 강화해 성 불평등에 일조했기 때문이다. 또한 경자유전 개혁은 개인이 생산량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환경을 훼손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책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의 삶은 이 같은 대재편이 도달했을 때 각국이 내린 선택의 결과다. “정부가 선택한 경로는 어떻게 재산권을 조직하고, 기반 시설을 건설하고, 시민을 분류하여 범주화하고, 환경을 관리할지 좌우”했다. 토지 재분배 결과 높은 경제적 이익을 이뤄낸 곳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대재편은 “인종적 위계질서가 수립되는 데 일조”했으며 “성 불평등을 심화”하거나 “기후변화, 자원 고갈, 생물 다양성 감소와 연관된 문제를 악화시켰다”.
그리고 대재편은 지금도 전 세계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토지의 희소성 때문이다. 인구 변화, 자원 경쟁, 기후위기 등이 이 같은 대재편을 추동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선 직후부터 국가 안보를 위한 영토 확장을 주장하며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의 흡수 합병을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을 종식한 후 미국이 가자지구를 관리하며 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까지, 식민지 제국주의 시절 정착민에 의한 토지 수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사고방식이다. 미국뿐 아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각국과 벌이고 있는 분쟁 등 지속되고 있는 세계의 정치적 변동은 모두 땅, 그리고 땅이 주는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에서 비롯됐다.
지난 대재편이 남긴 불평등을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도래할 대재편 앞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일종의 힌트를 제공하는 책이다. 1910년대 흑인 토착민이 빼앗긴 땅을 되찾게 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토지 반환 운동을 포함해 대재편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 사례들이 소개된다. 수십년 내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인구, 기후위기로 인해 재편될 땅의 가치 등이 새로운 기회와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일본 정부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고향을 떠나 피난민 신세가 된 이들의 수를 지나치게 축소해서 집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방사능 오염 제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여전히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환경인 곳이 많다보니 지진과 원전 사고 이후 피난 구역으로 지정됐던 곳에 돌아와 실제 거주하는 인구는 2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로부터 15년이 지난 11일 도쿄신문은 후쿠시마현 내 12개 시초손(기초지자체) 주민 중 여전히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의 수를 자체 집계한 결과 4만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집계한 2월 1일 현재 피난민 수 2만3410명보다 2만명 가까이 많은 수치다. 후쿠시마현 이외의 이와테현, 미야기현 등 피난민의 숫자까지 합한 피난민의 수는 2만6281명이다.
도쿄신문은 일본 정부가 지자체 전역을 피난 구역으로 지정했던 오쿠마초, 도미오카초, 나미에마치, 후타바초, 이타테무라, 가쓰라오무라 등 6개 지자체와 일부가 피난 구역으로 지정된 6개 지자체의 실거주 인구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여전히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인원 수를 산출했다. 12개 기초지자체 중 피난민이 가장 많은 곳은 바다에 인접해 쓰나미 피해가 컸던 나미에마치로 1만1633명이 피난 생활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은 2420명에 불과하다. 오쿠마초는 8677명, 도미오카초는 8235명이 피난 생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집계한 피난민 수가 지나치게 적은 것에 대해 도쿄신문은 정부 통계에는 귀환을 포기한 이들의 수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피난처 생활에 정착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귀환을 포기하고 있는 이들도 있는 탓에 실제 피난민의 수는 정부가 집계한 것 이상으로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나 지자체는 피난처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은 피난민 수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또 후쿠시마 현내에 살다 피난했지만 정부가 설정한 피난구역 주민이 아닌 경우도 피난민으로 집계하지 않기 때문에 피난민의 수가 과소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신문은 지자체 전역이 피난 구역이었던 6개 지자체의 경우 현재 실제 거주하는 인구는 주민등록 인구의 18.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특히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이 있으며 오염토를 보관하는 중간저장시설도 설치되는 오쿠마초와 후타바초에는 각각 11%와 4%만이 실제 거주 중이다. 한 기초지자체 담당자는 도쿄신문에 “제염(방사능 오염 제거) 중이어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아닌 지역이 있다”면서 “(방사)선량이 떨어져도 의료기관이나 상업시설 등의 정비 상태나 부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들 6개 지자체에 현재 거주 중인 인구 8000여명 가운데 절반가량은 지진 이후 새로 이주해 온 이들이거나 새로 태어난 아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시마현은 15년이 지나도 피난민들의 귀환이 이루어지지 않자 새로 이주해 오는 이들을 늘리는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이처럼 장기간 고향을 떠나 피난 생활을 하던 이들 중에는 쓸쓸히 혼자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많다. NHK는 지진과 원전 사고로 집을 잃은 이들을 위해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등 3개 현에 마련된 ‘재해공영주택’에는 약 2만6700세대가 살고 있는데 고령화가 진행되고, 1인 가구도 증가하면서 고독사하는 이들도 잇따르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고독사한 이들 중에서는 중장년 세대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에는 여전히 주거환경 복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뿐 아니라 일본 정부가 거액을 들여 추진 중인 이른바 ‘부흥계획’이 지역 실정에 맞지 않게 겉도는 경우가 많은 탓도 있다. 일본 정부가 지진 이후 41조엔(약 379조9101억원)을 투입한 재해지역의 부흥계획은 인프라 정비에만 편중된 데다 대부분 도쿄에 있는 외부업체 컨설팅을 받아 이뤄지면서 주민 참여는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부흥계획으로 마련된 인프라의 유지 관리비가 지진 전의 1.8배로 증가하면서 지자체 재정에까지 압박을 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진 피해를 입은 3개현 42개 지자체 가운데 62%가 외부컨설팅을 받아 부흥계획을 세웠으며, 이 가운데 86%가 도쿄도에 본사가 있는 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계획이 나올뿐 아니라 지역에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마이니치는 분석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부흥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주민의 수도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은 원전 사고 이후 피난 지시가 내려졌던 12개 기초지자체 중 7개 지역에는 여전히 거주 제한구역이 남아있으며, 면적은 약 309㎢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도쿄도 중심부 23구의 절반 정도에 이르는 면적이다. 아사히는 지난 1일 현재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피해자는 사망 1만5901명, 행방불명 2519명이며, 피난 이후 사망자 중 관련사로 인정된 이는 지난해말 현재 3810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날 지진 발생 15년을 맞아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등 피해지역에서는 유족 등이 추모행사를 열었으며, 일본 곳곳에서 시민들이 지진 발생 시각인 오후 2시 46분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면서 묵념했다. 주민의 10% 가까운 1300명가량이 사망한 이와테현 오쓰치쵸에서는 이날 주민들이 추도시설에 헌화대를 설치했고, 후쿠시마 제1원전이 있는 후타바마치에서는 위령비 제막식이 열렸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러시아만 이득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코스타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대사 연례회의에서 미국·이스라엘의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군사 역량 및 국제사회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서 중동으로 분산되면서 러시아만 이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타 의장은 연설에서 “지금까지 이 전쟁의 승자는 단 하나, 러시아뿐”이라면서 “러시아는 국제법을 어기면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꾸준히 훼손하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 덕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뒷받침할 새로운 재원까지 손에 넣었다”고 했다.
코스타 의장은 “우리는 새로운 현실을 알고 있다”며 “그 현실에서 러시아는 평화를 훼손하고, 중국은 무역을 교란하고, 미국은 규범에 기초한 국제 질서에 도전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EU는 오랜 세월 고통을 겪고 있는 이란 국민들과 연대하고, 그들 자신의 미래를 그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한다”며 “하지만 자유와 인권은 폭탄으로 달성될 수 없다. 오직 국제법만이 이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타 의장은 “우리는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피해야 한다”며 “그러한 길은 중동과 유럽, 그 이외의 지역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전문 매체 유락티브는 코스타 의장의 이같은 발언이 EU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를 이끄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비판한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 대사 연례회의 첫날인 전날 연설에서 규칙에 기반한 ‘옛 국제 질서’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며 EU가 새로운 지정학적 경쟁 시대에 좀 더 현실적이고, 유럽에 이익이 되는 단호한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락티브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코스타 의장이 이전까지 EU 기관 간 갈등을 뛰어넘기 위해 단합을 강조해 왔으나, 이번 이란 전쟁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라고 해설했다.
중도우파 진영 소속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상대 공격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상대 비판을 자제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처럼 현실주의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포르투갈 총리 출신으로 중도좌파 진영에 속한 코스타 상임의장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날을 세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유사한 입장이라고 유락티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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