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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 팔로워 늘리기 “우리 선수 건드렸지?” SNS 원정 보복 나선 스포츠 팬덤 [이윤정 기자의 소소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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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가불이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0회   작성일Date 26-06-2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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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 팔로워 늘리기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일본은 네덜란드와 2-2로 비겼지만 경기 결과만큼 이목을 끈 것은 후반 26분에 발생한 충돌 장면이었다.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쿠보 다케후사가 네덜란드 수비수 덴절 둠프리스의 태클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교체됐고, 경기 후에는 휠체어에 앉은 모습까지 포착되면서 일본 축구팬들의 우려가 급격히 커졌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일부 일본 팬들이 둠프리스의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몰려가 일본어로 비난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고, “사과하라”, “월드컵에 나올 수준이 아니다”, “모든 일본인이 화가 났다”는 식의 공격적인 메시지가 수백 건씩 이어졌다.
    물론 같은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인이라서 부끄럽다”, “선수 개인 계정에 가서 욕하는 것이야말로 일본의 수치”라는 댓글이 뒤따랐고, 일부 팬들은 둠프리스를 옹호하며 과열된 분위기를 진정시키려 했다. 그러나 누가 옳고 그른지를 떠나 이번 사건은 오늘날 스포츠 팬덤이 얼마나 쉽게 국경을 넘어 개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간으로 이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과거 경기장의 관중석에서 끝났을 분노가 이제는 선수 개인의 휴대전화 알림창으로 직접 전달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사실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세계 스포츠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반복돼 온 문제다. 응원과 비난, 애정과 증오가 모두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결되면서 경기 종료 후 벌어지는 ‘디지털 원정’은 하나의 새로운 스포츠 문화처럼 자리 잡고 있다.
    유로 2020 결승전은 대표적인 사례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가 패배하자 마지막 키커였던 흑인 선수 마커스 래시퍼드,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의 SNS에는 수만 건의 인종차별 댓글이 쏟아졌다. 이들은 상대 선수도 아니고 자국 대표팀 선수들이었지만, 패배의 책임을 뒤집어쓴 순간 온라인 공간에서 집단 공격의 대상이 됐다. 영국 정부와 축구협회, 프리미어리그 구단들까지 나서서 비난 성명을 발표해야 할 정도로 사태는 커졌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포르투갈이 모로코에 패해 탈락하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둘러싼 논쟁이 폭발했고, 반대로 모로코 선수들의 SNS에는 유럽 각국 팬들의 악성 댓글이 대거 몰렸다. 국가대표 경기의 결과가 선수 개인의 계정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현상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테니스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23년 프랑스오픈 여자 복식 경기에서 일본의 가토 미유는 공을 건네려다 볼걸에게 공이 맞는 사고를 일으켰고 결국 실격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가토의 실격을 강하게 요구했던 상대 선수 사라 소리베스 토르모와 마리 부즈코바의 SNS에는 일본어와 영어로 된 비난 댓글이 대량으로 달렸다. 경기장 안에서 끝났어야 할 판정 논란이 곧바로 선수 개인을 향한 온라인 공격으로 이어진 것이다.
    축구보다 더 극단적인 사례는 스포츠 베팅 시장과 연결된 종목들에서 자주 발견된다. 여자 테니스 선수 엘리나 스비톨리나는 경기 패배 직후 자신에게 도착한 메시지를 공개한 적이 있는데, 그 내용에는 살해 협박과 성폭력 위협까지 포함돼 있었다. 승패에 돈을 걸었던 사람들이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선수 개인 계정을 찾아간 것이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과 메이저리그 선수들 역시 경기 후 베팅 참가자들로부터 협박 메시지를 받는 일이 흔하다고 공개적으로 호소해 왔다.
    이 같은 사례들은 더 이상 일부 팬들의 일탈이나 특정 종목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연구자들은 온라인 학대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됐는지를 수치로 확인하기 시작했다. 2022년 영국 통신규제기관 오프컴(Ofcom)이 앨런 튜링 연구소에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2021~22 프리미어리그 시즌 전반기(2021년 8월~2022년 1월) 동안 선수들을 향해 약 230만 건의 트윗이 작성됐고, 그중 약 6만 건이 학대성 게시물로 분류됐다. 조사 대상 선수의 68%가 최소 한 차례 이상 온라인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버티 비드건은 “유명 선수들은 매일 수천 개의 메시지를 받으며, 인공지능(AI) 기술 없이는 그 학대 규모를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공격이 특정 국가나 특정 문화권의 문제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일본, 한국, 영국, 브라질 등 전 세계 국경을 넘나든다. 상대국 선수가 아니라 자국 선수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향한다. 온라인 군중심리는 국적보다 훨씬 강력하게 작동한다. 수천 명이 동시에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순간 개인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잃고,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 속에서 공격에 동참하게 된다.
    학계에서는 이 현상을 스포츠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 증폭된 군중심리의 문제로 해석하고 있다. 2022년 아일랜드 더블린시티대학의 콜름 컨스 교수 연구팀이 스포츠 온라인 혐오 연구 수십 편을 분석한 결과, “인종차별과 성차별, 동성애 혐오 등은 원래 스포츠에 존재해 왔지만 소셜미디어의 확산으로 인해 훨씬 빠르고 광범위하게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특히 SNS가 선수와 팬 사이의 거리를 사실상 없애면서 과거 관중석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안에 머물렀던 적대감이 선수 개인 계정으로 직접 향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학대가 단순한 감정 표출을 넘어 구조적 현상으로 인식되면서 국제 스포츠 기구들도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동안 선수들을 향한 온라인 학대 실태를 분석해 이듬해 6월 공동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진은 대회 개막일인 2022년 11월 20일부터 결승전이 열린 12월 18일까지 선수·감독·심판 등 주요 참가자들의 소셜미디어 계정과 관련 게시물 약 2000만 건을 모니터링했다. 이 과정에서 FIFA가 운영한 소셜미디어 보호 서비스는 약 28만6000건의 악성 댓글과 게시물을 탐지해 선수들이 직접 보기 전에 차단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온라인 학대를 더 이상 일부 팬들의 일탈 행위가 아닌, 선수들의 정신건강과 직업 환경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규정했다.
    FIFPRO는 선수 SNS 공격을 단순한 팬 문화의 부작용이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선수들이 경기력에 대한 평가를 받는 것은 직업의 일부지만, 인종차별·살해협박·성희롱까지 감수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캐나다 대표팀 선수였던 마크 앤서니 케이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했다.“선수들도 다른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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